프론트엔드 개발자 2년 차, 변화를 선택한 2025년 회고
뭐했드라
들어가며
2025년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변화였다.
작년 회고에서 나는 일과 일상을 분리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에는 그 목표가 충분하다고 느꼈다. 회사에 적응하고 개발자로서의 첫 안정감을 만들어가는 것이 그 시기의 나에게는 가장 큰 과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생겼다. 나는 지금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업무를 잘 해내고 있는 것과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은 다르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명확히 느꼈다. 이 질문은 결국 나를 항해플러스로 이끌었고, 이직 준비로 이어졌으며, 새로운 회사로 향하는 선택까지 이어졌다.
2025년은 바쁘고 복잡한 해였다. 어떤 선택을 했고, 무엇을 배웠으며,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차분히 돌아보며 내년을 준비해보기 위해 회고를 작성했다.
불안을 피하지 않기 위해 했던 선택
회사 업무를 하면서 점점 불안감이 커졌다. 겉으로 보기엔 큰 문제는 없었고, 동료들 혹은 팀장님께 피드백을 요청했을때도 일을 잘하고 있다고 말해줬지만 스스로에게는 계속해서 질문이 생겼다.
내가 너무 일을 못하는 건 아닐까?이 상태로 계속 가도 괜찮을까?지금 이 방식이 나를 더 나은 개발자로 만들어주고 있을까?
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항해플러스를 선택하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실력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또 다른 사람들과 과제를 하면서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항해플러스 4기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었고, 문제를 끝까지 붙잡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하는 점이었다.
목표를 세우는 기준도 바뀌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비교하기보다는, 이미 몇 단계는 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기준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막연했던 불안은 조금씩 구체적인 과제로 바뀌었고, 이는 이후 이직 준비를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이 되었다.
첫 번째 도전
항해플러스 4기가 종료되고 4월쯤, 좋은 기회로 주변분의 추천을 통해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이력서를 썼다.
면접은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꼭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기회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개발자로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더 도전적인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재밌게 일한다는 것은 어떤 걸까?
특히 업무를 하면서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이게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비즈니스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더 명확히 이해하면서 일하고 싶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지 명확해졌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발 단계에서도 더 많이 개입하며, 함께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청나게 바빴던 시기
그 무렵부터 이직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력은 약 1년 4개월 정도였는데, 채용 공고 대부분이 3년 차에서 5년 차 이상을 요구하고 있었고 지금의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경력에 상관없이 지원했다.
마침 그 시기에 항해플러스 5기가 시작되었고, 운 좋게도 학습메이트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학습메이트는 수강생들이 과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과제를 진행하며 막히는 지점을 함께 고민해주는 역할이었다. 이전 기수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직 준비에 점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상황은 빠르게 바빠졌다. 이력서를 여러 곳에 넣자 예상보다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자연스럽게 면접 일정과 코딩 테스트, 기업 과제가 연달아 잡혔다. 여기에 기존 회사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하루하루가 빠듯하게 흘러갔다.
그 결과, 학습메이트로서 충분히 시간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부담감이 계속 남아 있었다. 더 도와주고 싶었고, 더 깊이 함께 고민해주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여력이 부족했다. 그때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잘하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그러던 중,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의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 면접은 기술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나 자체를 궁금해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대화하는 내내 즐거웠고, 이 회사라면 정말 재밌게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쉽게도 해당 회사로부터 탈락 소식을 들었고, 그 이후로는 잠시 이직 준비를 멈추게 되었다.
다시 시작
그러던 중 6월쯤, 내가 데이원컴퍼니에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함께했던 분들,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존경했던 분들, 혹은 회사에서 오가며 자주 마주치던 분들의 퇴사 소식을 연이어 접하게 되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그 시점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이직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멈춰두었던 이직 준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7월에는 항해플러스 6기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다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크지 않았다. 이미 이직 준비로 충분히 버거운 상태였고, 이전 기수들만큼 여유를 내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가 취업 준비 시절 노마드코더를 함께 했던 지인들이 각자 신청했는데, 우연히 모두 같은 기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같이 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이유 하나로 항해플러스 6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또 그때 당시 남아있던 회사의 교육비도 한 몫 했다.(ㅋㅋㅋ)
하지만 예상대로, 이직 준비와 과제를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일정은 빠듯했고,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한 번 선택한 일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여기서 멈춘다면 스스로에게 실망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만큼은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텼다.
과제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이직 준비는 계속되었다. 지쳐서 과제를 안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주변 수강생들과 코치님들이 어차피 할 거잖아요라며 가볍게 건네준 말들이 부담이 되지만서도 큰 자극이 됐다. 이직에 오롯이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하긴했지만 또 항해와 같은 환경이 다신 없는 좋은 기회라를 생각을 했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새로운 시작
항해플러스 6기를 거의 마무리할 즈음까지도 이직 결과는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직을 미루고, 역량을 더 쌓는 데 집중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지원을 멈췄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추천을 받게 되었다.
이 회사는 이전부터 계속 마음에 두고 있던 곳이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지원했다가 탈락했던 경험이 있어,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회사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서류 합격 후 면접을 보게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잘 봤다고 느꼈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탈락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같은 회사의 다른 팀에 다시 지원했다. 사실 이 팀이 내가 처음부터 가장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팀이었다. 바로 직전에 탈락한 상황이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서류 합격 소식을 들었고 이후 진행된 1차와 2차 면접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 소식을 듣게 되었다.
최종 오퍼를 받은 날이 데이원컴퍼니에서 카페 코딩을 갔던 날이었는데, 이때 같은 팀 동기들에게는 이직 소식을 전했다. 들었던 모두 아쉬워하고, 나도 전달하면서도 아쉽고 괜히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2025년을 돌아보며
프로덕트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2025년을 지나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프로덕트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10년 후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와 같은 질문들을 자주 받게 되었고, 그 질문들에 답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로덕트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또 이전에는 주어진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 이 기능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 사용자에게
실제로 어떤 가치를 주는가 - 왜
이 방식이 선택되었는가 -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은 없을까
최근에 읽은 육각형 개발자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왜 그런 요구가 생겼는지 고민하기 시작하면 구현하기 전에 이해관계자가 실제로 원하는 결과에 가까운 산출물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즉, 정확한 요구사항의 이해는 기능을 구현하는 도중에 요구 사항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춰 재작업할 양을 줄여준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내가 단순히 기능을 잘 구현하는 개발자에서 왜 이 기능이 필요한지부터 이해하려는 개발자로 시선을 옮기고 있었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돌아보니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 역시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논의 과정이나 개발 시점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면,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더 이해하고 재밌게 개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직을 했고, 이번 회사에서는 기능을 만드는 일과 그 기능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고 방향을 함께 고민하며 만드는 일이 다른 경험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차이가 개발자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일에 대한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실히 체감했다.
이전에는 내가 담당한 영역이 아니거나, 같은 팀이 아닌 이해관계자들과 협업할 때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었다. 내가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괜히 잘못된 이야기를 할까 봐 질문을 아끼거나, 이미 정해진 방향을 따르는 쪽을 선택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능 자체보다도 이 일이 왜 필요한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먼저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누구보다 이 맥락을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 덕분에 회의 자리에서도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게 되었고, 방향에 대해 질문하거나 다른 선택지를 제안하는 일도 잦아졌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참여하기 시작하니 일이 훨씬 재밌어졌다. 단순히 주어진 기능을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덕트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감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의견이 논의에 반영되고, 그 결과가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개발자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일에 대한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함께 성장하는 힘
항해플러스를 세 번 경험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함께 성장하는 힘이었다.
4기에서는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5기와 7기에서는 학습메이트로 활동하며, 누군가를 돕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6기에서는 취업 준비 시절 노마드코더를 함께했던 지인들과 다시 만나, 서로 응원하며 과제를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물론 내 성향상 혼자서도 쉽게 포기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였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다. 특히 6기에서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였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내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굳이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다면 서로 알 것 같아 이름은 생략하고 싶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혜영님, 연주님, 새미님, 그리고 팀장님이셨던 수진님까지. 같은 팀이었던 데이원 B2B팀 분들과 협업하며 일하는 동안, 단순히 일을 함께하는 동료를 넘어 서로를 많이 의지하며 일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첫 회사였기 때문에 더 크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함께 일하며 배울 점이 많았고 심적으로도 많이 의지했다. 그래서 가끔은 앞으로도 이런 사람들과 다시 함께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25년은 개인적으로 기술적인 성장도 분명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건 사람 복이 정말 많았던 해였다는 점이다. 앞으로 얼마나 자주 연락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보고 싶은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던 것 같다.
2026년을 향하며
2025년은 변화를 선택한 해였다. 불안을 느꼈고, 그 불안을 외면하기보다는 컴포트존을 벗어나 보기로 했다.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2025년을 돌아봤을때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크게는 없는 한 해였다.
이제는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개발자가 아니라, 업무의 맥락을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안하며, 프로덕트를 함께 만들어가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 역시 그런 기준을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덕분에 내가 무엇을 더 배우고 싶은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지가 분명해졌다.
2026년,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성장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2026년의 윤영서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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